15년 국내 최장기간 부당해고 소송, 이제 끝내야

  • 글쓴이: 노동해방
  • 2012-09-13

             
[논평]15년 국내 최장기간 부당해고 소송, 이제 끝내야

       현대미포조선은 억지소송 노동탄압 중단하라

무려 15년, 현대미포조선에서는 지금 국내 최장기간의 부당해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1997년 4월14일 부당해고 당한 현대미포조선 노동자 김석진은 해고무효화소송 1, 2, 3심 모두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해고 8년3개월 만인 2005년 8월9일 복직했지만, 회사가 단체협약(부당징계) 위약벌금 지급을 거부하고 나서는 바람에 그 이후 7년 동안 또 회사의 어거지 소송에 휘말린 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기간이 해고무효 투쟁과 피를 말리는 소송도 문제지만, 법원 판결마저 무시하는 현대미포조선의 행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해고무효소송에서 현대미포조선은 1, 2심 모두 패소하자 대법원에 상고하며 김석진이 복직되면 8년 무쟁의 무분규 전통이 깨어진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노조 대의원 92%로부터 강제서명을 받아 진술서랍시고 대법원에 제출한 일이 있었으며, 당시 이 사건은 국회법사위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많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노동자 김석진은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단체협약 문구대로 해고전체기간 평균임금 100% 가산금을 지급하면 그만인데, 왜 소송을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87년 노동자 대투쟁이후 단체협약 신설당시 같은 현대그룹소속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도 똑같은 단체협약을 한 상태고 이에 따라 95년 경 복직한 현대차노조 조합원에게도 평균임금 100%가산 지급했고, 대우자동차와 대우자판의 경우에는 대법원 판례까지 났는데 유독 현대미포조선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가 있고 대법까지 최종 패소했음에도 회사는 1년 전 퇴임한 고등법원장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고 현대미포조선 전체조합원을 압박해 회사 측에 유리한 탄원서를 받아내는 등 억지를 부리고 나섰지만, 결국 대법이 파기 환송해 돌려보낸 고등법원에서조차 또 다시 김석진의 손을 들어주며 해고 전체기간 평균임금의 100%를 가산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또 어거지 소송을 들고 나왔다. 대형 로펌을 선임하여 대법원에 또 재상고한 것이다.

노사 간에 맺은 단체협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사회적 책임마저 가져야 할 대기업이 단체협약을 묵살하고 우월한 지위를 악용하여 노동자 동료들 간의 인간관계를 파괴하는가 하면, 오로지 노동조합을 말살하려는 집착으로 대법원까지 희롱하는 행태는 반사회적 기업폭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제라도 반성과 변화로 이성적인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며, 대법원 또한 정의로운 판결로 회사의 억지와 노동탄압 행태를 시급히 바로잡아 주길 기대한다. 이로써 국내 최장 기간을 끌어온 부당해고 사건이 하루빨리 해결되길 촉구한다.

                              2012. 9. 1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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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미포조선, 대법원이 만만한가?

  사회  [기고] 대형로펌·전임노조간부 상대로 희한한 투쟁 벌이는 남편
   뉴스   한미선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김석진의장 아내

  
드디어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짧았나 봅니다. 현대미포조선이 품은 독기는 남편과 제 생각보다도 더 질기고 모질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정말 대단합니다. 힘 가진 대기업의 횡포는 상식으로는 도저히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가족이 싸우고 있는 상대가 이런 존재였다니, 처음부터 짐작했더라면 투쟁하겠다는 남편을 한사코 말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8년3개월 해고기간 현대미포조선 정문에서 남편 김석진과 함께

많이 알려진 대로, 제 남편인 현대미포조선 노동자 김석진은 1997년 4월 14일에 부당해고 됐고, 이후 해고무효화 소송의 1·2·3심에서 모두 승소해, 해고기간 8년 3개월 만인 2005년 8월 9일에 원직복직했습니다. 남편은 복직 후 부당해고기간 임금과 함께 단체협약에 명시된대로 위약벌금, 즉 부당해고 전체기간 동안의 평균임금 100% 가산금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가산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남편은 다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또 7년이 넘게 법정투쟁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회사의 주장은 가산금 산정기간은 1개월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체협약에 조항이 멀쩡히 남아있고, 실제로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함께 단체협약을 신설했던 현대자동차노조의 조합원이 부당해고에서 복직되고서 해고전체기간 동안의 가산금을 지급받은 사례, 이외에 대우자동차와 대우자판 복직자에 대해 해고전체기간의 가산금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는 점에서 회사의 불복은 생떼에 불과합니다.

남편이 1심에서 승소하자, 현대미포조선은 상고하면서 전직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간부 20여명으로부터 회사측 입장에 동조하는 서명을 받아 고등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고등법원은 이를 핵심근거로 남편에게 패소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3심에서 대법원은 법리오해 이유로 남편의 손을 들어주며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이에 회사는 1년 전 고등법원장에서 퇴임한 변호사를 선임하고, 한술 더 떠 미포조선 전체 조합원에게서 탄원서를 받아 참고자료로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등법원도 해고전체기간 평균임금 100% 가산금을 지급하라는 올바른 판결을 내렸고, 이렇게 정당성을 인정받으며 일단락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대미포조선은 포기하지 않고 서울에 소재하고 300여명의 변호사를 거느린 대형로펌 법무법인을 선임해 대법원에 재상고한 것입니다! 대기업이 그깟 한 사람의 가산금이 아깝겠습니까? 전임 노조간부와 조합원들까지 동원해 문제의 조항을 단협에서 파내보려 했던 회사가 뭐가 억울하겠습니까? 대법원에 두 번 상고하며 사법질서를 희롱하면서까지 김석진만큼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현대미포조선의 섬뜩한 기운이 느껴져 고통과 분노를 느낍니다.

부당해고 시 평균임금 100% 가산보상한다는 단협조항은 단지 피해보상뿐만 아니라 부당해고를 방지하겠다는 목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90년에 신설된 단협 자체가 노동자 대투쟁의 성과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현대미포조선은 남편과의 법정싸움에 전임 노조간부와 조합원까지 동원하며, 조합원들이 투쟁과 승리의 기억을 스스로 저버리도록 내몰았습니다. 또 남편에게 혹독한 노동탄압을 휘두르며 어떤 동조도 가로막고, 덤벼들면 어떻게 되는지의 본보기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콩이 아니라 팥으로 메주를 쑨다는 거짓말 수준의 억지로 대법원을 재차 희롱하면서까지 회사가 보여주는 의지란 현장을 철저히 장악하고 어떤 틈새도 허용치 않겠다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남편의 싸움을 계속 지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편에게 양심과 자유를 포기하랄 수 없습니다. 조선소의 동료들도 마음 깊이로는 남편이 투쟁을 포기하지 말 것을 바란다고 믿습니다.

남편은 지난 2008년에 4개월간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과 정규직화를 위해 싸운 후, 팀 동료들과 회사노무관리자들의 조직적인 탄압으로 인해 2009년부터 3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고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도 산재요양승인이 나 요양 중입니다. 이로 인해 사내출입이 제한된 상태로 소송관련 회사의 조합원 서명운동에 맞서 어떠한 대응도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이 부당한 노동탄압을 하루 빨리 멈출 것을 촉구합니다.

PRESSIAN / 201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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