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질경이 동지가 6월25일 게시판에 쓴 글입니다만 스팸덧글이 너무 많이 달려서 원래글을 지우고 글을 원문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해 바랍니다.
옮기는 과정에서 글쓴이가 바귀어서 글 제목 뒤에 글쓴이를 적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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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저지를 위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파업이 왜소한 모습으로 25일 시작됐다. 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투쟁에서 완전히 발을 뺀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노사발전재단 출범식을 열어 ‘실리주의 전략’을 더욱 현실화시켰다. 각각 ‘명분’과 ‘실리’에 몰두하고 있는 두 노총의 양극화도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금속노조는 이날 호남·충청권에 소속된 위니아만도, 타타대우상용차 등 37개 사업장 8700명이 2시간 파업을 벌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17개 사업장 2300여명만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애초 민주노총은 금속노조 파업을 필두로 25~2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저지와 비정규 노동자의 권리 보장 등을 위한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하지만 25~27일 순환파업에 현대자동차 지부가 불참하면서, 투쟁 규모도 작아졌다. 26일부터 시작될 보건의료노조의 파업도 간부와 대의원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벌어질 예정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거듭 불법파업 엄단 방침을 밝혔고, 재계도 정치파업이 부당하다며 여론몰이를 통한 노조 압박을 계속했다.
» 노사발전재단 출범식이 25일 서울 여의도 시시엠엠 빌딩 우봉홀에서 열렸다. 출범식에 참석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부터), 이상수 노동부장관,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이용득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건배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공권력 개입을 최대한 자제했지만 이번에는 (파업) 중간이나 사전에 공권력을 발동해 불법을 좌시하지 말자는 기류가 정부 내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윤여철 현대자동차 사장도 이날 담화문에서 “생산 중단이 없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다할 것”이라며 노조에 28~29일 10시간 파업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와 재계, 언론 등이 현대차노조를 상대로 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이번 금속노조의 투쟁은 모두 민주노총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공권력이 투입되면 민주노총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노사발전재단 출범식을 열어 기금 확보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노사발전재단 기금 목표를 2천억원으로 잡은 한국노총은 “9조원이 넘는 고용보험기금의 운영에 한국노총 등 노사단체들도 노사발전재단을 통해 참여해야 한다”는 태도를 밝혀 왔다.
한국노총은 또 지난 15일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 국내 대책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해 ‘장내’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협정을 반대하기보다는 후속 조처에 관심을 쏟겠다던 방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병훈 중앙대 교수 등 노동전문가들은 노사발전재단의 성패에 대해 “특정 노동단체의 주도로 추진되고, 노사단체가 먼저 자발적으로 기금을 조성하지 않은 채 정부 기금에만 의존한다면 ‘사회적 위상’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도 이날 재단 출범식에서 “노사발전재단이 원래 의도대로 발전해 나가려면 민주노총의 참여가 필요한 만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