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께도 그저 면목없고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 글쓴이: 윤호숙
  • 2006-06-02

결코 떠난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바로 그자리에 돌아와 주시니
그저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픈 사람 못지않게 가슴졸였을 것이면서도 묵묵히 뒷전에서 눈물 몰래 훔치며 지켜보고, 약달이고, 많이 아팠을 그분께도 그저 면목없고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 Writer : 박준성
> 오늘 저녁 2년 반여 만에 공식적 공개적으로 '노동자교육'에 정식으로 '복귀'합니다. 그동안 대안교육이나 목공예교육, 역사기행 안내교육과 몇차례 '은밀하게' 노동자교육을 하긴 했지만 복귀라고 할 수는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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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교육센터에서 하는 전문강좌 '근현대사와 노동운동' 첫번째 강의 조선후기와 한말 부분이예요. 제 주전공 시대이기도 하고, 오늘 화장을 했을 우윤 선생과 같이 공부했던 '1894년 농민전쟁'이 포함된 시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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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만나게 될지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강의 준비는 제대로 안되고 방안을 왔다갔다 서성거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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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힘들게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을 애써 차단해 왔는데, 이제 조금씩 걷어 올리려고 합니다. 실제 저는 2003년 12월 이후 목숨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열사들을 한 분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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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귀를 한다해도 이제는 눈치 보고, 부채의식 가지고, '희생'과 '헌신'으로 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 한몸 노동해방의 전선에 초개같이 바칠 생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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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키는 대로, 내 좋아서 하다가 필요가 없다거나, 경계 신호가 오면 바로 바로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시계하나 준비해 가지고 나섭니다.(이런 말이라도 덧붙이지 않으면 못하게 할 사람들이 둘레에 한 두사람이 아니잖아요^^), 복귀라고는 하지만 올해는 이미 째여진 시간 때문에 한 달에 두 세번을 넘기는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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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복귀'라며 '목공예전을 열기까지'를 다시 죽 읽어보니 또 가슴으로부터 울컥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비장한 기분이 들때는 거기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낫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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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부르고 싶어도 못불렀던 노래 하나 '동지여 내가 있다' 불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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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이 올 때까지 그 날이 올 때까지
> 우리의 깃발을 내릴 수 없다
> 이름없이 쓰러져간 동지들이여
> 외로워마 서러워마 우리가 있다
> 그대 향한 깃발들고 나 여기 서 있다"
>
> 어째 헐렁해진 양복을 다시 꺼내 입은 듯 어색합니다."어때, 괜찮아" 자꾸 붇고 싶은 기분입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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