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조 지도부 연행 경과 및 현황
1. 연행 경과
11월 27일 오전 9시 ―9시 30분 경, 까지만 위원장, 라쥬 부위원장, 마숨 사무국장이 각각 집과 사업장에서 연행됐다.
<까지만 위원장 연행 경과>
오전 9시 30분 경, 까지만 위원장은 신당동 노조 숙소에서 서울출입국집회를 참가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신당동 중앙시장 안쪽에 있는 집에서 나와 차를 타기 위해 최정규 연대사업차장과 함께 도로 쪽으로 나오는데, 도로 모퉁이에서 10여명이 넘는 단속반원들이 나타났음. 단속반원들을 피해 오른쪽으로 뛰어가다가 건물 계단으로 올라갔으나, 계단 위의 문이 닫혀 있었고 곧이어 뒤따라온 단속반원들에게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까지만 위원장은 항의하다 어깨에 부상을 당했다.
건물 안에서 연행 시 누군가 자신의 신분증(법무부 소속)을 제시하였고, 누군가 위원장의 인적사항이 기제 된 파일을 제시하였고, 다른 누군가는 카메라를 이용하여 연행상황을 녹화했다. 까지만 위원장이 휴대폰을 이용하여 자신의 연행상황을 알리기 위해 전화를 하려고 하자 휴대폰을 강제로 빼앗았다. 버스를 타고 목동 서울출입국관리소에 도착하여 연행확인서를 작성하고, 10:30경 청주 외국인보호소로 이송됐다.
<라쥬 부위원장>
09:15경 연행, 신당동 중앙시장 내에 위치한 ‘중앙냉동’이라는 회사에 출근하고 문을 열고, 물건을 가지고 오기 위해 창고로 갔음. 4명의 단속반원들이 나타나 ‘불법체류 아닌가?’라고 하여 신분증 요구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단속반은 수갑을 채우려 하였으나 라쥬 부위원장이 완강하게 거부하자 결국 수갑을 채우지 못했다. 봉고차를 태우고 이동 중 ’집에 전화해서 여권을 가져오라고 하겠다‘면서 휴대폰으로 지인에게 전화하려 하였으나, 휴대폰을 강제로 압수하려 하여 몸싸움까지 하였으나 결국 압수됐다. 목동으로 도착한 이후부터는 까지만 위원장과 동일하다.
<마숨 사무국장>
08:30경 연행, 서울 운현동 소재 명지전문대 근처에 소재한 주거지에서 나와 버스를 타기 위해 골목길을 걸어가는 도중이었다. 이 때 마숨 동지를 마주보며 4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웃으면서 걸어와 경계를 품지 않았다. 그러나 바로 뒤에 10여 명의 단속반이 뒤를 따르고 있었고, 순식간에 약 15명 가량의 단속반원들이 나타나 둘러쌌다. (전날 저녁 집에 들어가면서 이상한 인기척을 느꼈다고 하였으며, 그때 보았던 사람이 아침 연행현장에 있던 사람 중 한명인 것 같다고 함, 그것이 사실이라면 전날 저녁부터 집 부근에서 잠복하였을 것임) 1명은 카메라로 연행상황을 촬영하고 누군가 신분증(법무부 소속)을 제시하고 또 다른 누군가 인적사항이 기재된 파일을 제시하면서 같이 가자고 했다. 곧바로 자신의 연행상황을 알리기 위해 전화하려 하였으나 휴대폰을 강제로 빼앗겼다. 버스에 태워 목동으로 이동했고, 목동 출입국관리소에 도착하여 휴대폰 반환 요구하였으나 거부당했다. 이후 상황은 까지만 위원장과 동일하다.
2. 연행 이후 경과
이주노조 위원장 이하 임원들이 연행된 과정은 명백한 표적 탄압임을 보여준다.
오전 9시 30분 경, 지도부 체포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로 향하는 도중 이미 세 동지 모두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이송 조치해 서울추입국사무소를 떠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출입국관리소 앞 항의 집회를 마치고 민주노총 주봉희 부위원장, 민변 권영국 변호사,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정책국장, 이주노조 등이 항의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문화춘 조사과장을 비롯한 심사과장, 관리과장과의 면담이 진행됐다.
문화춘 조사과장은 표적 단속과 이주노조에 대한 탄압에 대한 항의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미 출입국 앞 시위에 대해 경고했었다. 불법체류자 단속하는 사무소 앞에서 시위하는 것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 우리 직원들이 못 견뎌했다. 그래서 시위자들을 단속하겠다는 의견을 이미 두 달 전에 여러 차례 밝혔고 나 역시 불법체류자니 단속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11월 2째주부터 단속이 강화됐다. 나는 이주노조 간부들인줄 몰랐다. 단속해서 이곳에 온 다음에나 알았다."
서울출입국의 이런 발뺌에도 불구하고 연행 과정은 명백히 이미 계획된 표적 단속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법무부는 단속된 이주노조 임원들을 신속히 추방할 채비를 이미 마친 상태다. 이에 대해 항의방문단은 민주노총이 필요한 적법 절차 등을 거치기 전에 강제 추방을 집행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 상태다. 서울 출입국 심사과장은 권영국 변호사를 통해 집행 절차를 밟겠다고 분명히 약속을 했다.
오후 3시 경, 청주보호소에서 민주노총 법률원 송영섭 변호사와 이주노조 최정규 동지가 청주 보호소를 방문해 면회를 진행했다.
현재 국가인권위에 표적 단속과 노조 탄압에 대한 진정을 제출한 상태이며, 내일 오전 강제퇴거 명령에 대한 이의 신청, 보호에 대한 이의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3. 사건의 성격
이 사건은 명백히 이주노조와 이주노조 활동에 대한 탄압이다.
이미 지난 8월부터 시작된 합동 단속 과정에서 이주노조 조합원 20여 명이 단속됐다.
또 얼마전 동대문 분회장인 검 구릉 동지 역시 표적 단속임이 드러났다.
법무부는 현재 이주노조가 고등법원의 이주노조 설립 신고 반려 취소 처분 판결 이후 노동부의 상고로 대법원에서 이주노조 설립 문제를 다투고 있는 상황임을 분명히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노조 간부들을 대거 연행한 것은 명백히 노조 자체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최근 법무부가 이주노동자 단속을 대폭 강화하면서, 그 동안 단속에 항의하는 운동의 선두에서 싸워 온 이주노조에 대한 보복이다. 이미 서울출입국 조사과장은 이주노조 위원장을 단속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게다가 법무부는 출입국 관리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에 항의하는 운동에 대한 정지 작업의 성격도 있다.
이 모든 상황을 보건데 이번 사건은 이주노조,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탄압의 의지 표명이다. 이런 만큼 전체 운동 진영의 시급한 연대와 투쟁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4. 향후 계획
현재 긴급히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등 제 단체들이 모여 이주노조 탄압 저지 비상대책위(가칭)을 구성했고 시급히 항의 행동 준비에 돌입했다.
현재 확정된 일정들은 아래와 같다.
규탄 기자회견
11월 28일
10:30 이주노조 탄압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 및 법무부 장관 면담 신청, (민주노총 기자회견장)
11:00 법무부 앞 이주공동행동 기자회견(이주노조 탄압 규탄과 출입국관리법 개악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
11월 29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이주노조 탄압 저지 비상대책위(가칭) 회의
12월 2일 민중대회 적극 참가해 규탄 활동
12월 4일 서울출입국 앞 규탄 집회
12월 9일 이주노동자 단속 중단, 출입국관리법 개악 저지를 위한 세계 이주민의 날 집회.
(오후 2시, 마로니에 공원)
4. 요구
- 까지만 위원장, 라쥬 부위원장, 마숨 사무국장을 즉각 석방하라!
- 이주노조 탄압과 파괴 공작 즉각 중단하라!
- 이주노동자 단속 즉각 중단하라!
- 출입국관리법 개악 시도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