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서 호흡기 내과 의사 면담을 마치고 왔습니다. 암이 폐로 전이되었을까 걱정했는데 괜찮답니다. 5월과 8월에 찍은 CT 사이에 크기가 커져서 전이를 의심했던 두 개의 병변이 11월 21일 찍은 CT에는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몇 개 흔적들이 있긴 한데 변동이 없으니까 걱정할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저께 소화기 내과 의사 면담 때 간과 임파에는 별 이상이 없고, 폐도 괜찮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일단 안심은 했습니다. 그래도 폐 전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더 가벼워졌습니다. 조심하고 신중하라는 신호로 간기능을 알려주는 수치가 정상을 넘어 높게 나와 있긴 합니다만.......
2005년 5월부터 6개월에 한번씩 정기 검진을 하다가 올 8월, 11월에는 3개월 사이를 두고 검진을 했는데 다시 6개월 뒤에 정기 검진을 하자고 합니다.
9월 18일 <두 달 뒤 다시> 글을 올리고 어떻게 지냈나 돌아보려고 일기장을 뒤적여 보았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꼬박 두 달 동안 아무 것도 안썼네요. 오래동안 일기를 길게 쓰지는 않았어도 제목을 써 놓고 간단하게 메모라도 해 놓았었거든요, 이렇게 일기장을 백지 상태로 둔 적이 없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첩에 적혀 있는 일정표를 보니까 그 사이에도 하루도 빈 날 없이 '열심히'는 살았습니다. "아, 지리산에 가고 싶다!"고 하고나서 10월 18일 새벽 성삼재에서 출발해서 한걸음에 장터목까지 가서 자고, 19일 천왕봉에 올랐다가 세석산장 옆 한신계곡으로 내려 오기도 했고, 강의도 이틀이 멀다하고 다녔군요.
둬달 동안 무슨 일을 하면서 간혹 "12월부터 어쩌면 당분간 이 일을 쉬어야 할지도 모르지......"하기도 하고, 11월 들어서는 강의를 마치면서 " 11월 말 결과에 따라 어쩌면 당분간 못 뵐지도 모르겠지만, 千思不如一行으로 만들가는 역사의 길에서 힘차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하고 인사를 했는데 이제는 앞부분은 빼도 되어서 다행입니다.
병원에서는 검사하고, 결과보면서 몇 달 후에 봅시다 하는 말 말고는 그 사이에 어떻게 하라는 아무런 말도 없습니다. 오로지 환자가 자신을 돌보고 추스려야 합니다. 그러면에서 저는 우리 사이에서는 최고라고 하는 두 분의 대체의학자들을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생기마을의 예산 선생은 식품 '처방'으로, 서대문 국제자연치유센터의 이광연 선생은 수기(手氣)치료로 용기와 함께 실제 도움을 주셨습니다. 예산 선생은 2004년 여름부터 뵈었고, 이광연 선생께는 작년부터 제가 수기치료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두분 모두 염증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며 염증을 치료하는 처방과 치료를 해 주셨는데, CT 결과도 두분 덕분에 그렇게 나온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2004년 7월부터 처방에 따라 동네방네를 넘어 전국에 수소문해가며 나물과 채소를 구해 다듬고 밤새도록 중탕해서 꼬박꼬박 챙겨 먹여주고, 나 때문에 심장병까지 생겨 같이 약을 해먹기도 한 아내 생각하면......미안하고 고맙고....
여기까지 혼자라면 못왔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이 글을 못볼지는 모르지만 강의들으며 '힘내세요'하며 힘을 주셨던 분들께도 인사드립니다. 조심하면서, 더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댓글 1개
박선생님...걱정많이 했어요(전화도 못드리고 말만^^;) 그래도 다행이네요 정말...사모님이....많이 속상해 하셨을꺼같다 ㅠ.ㅠ 사모님도 치유치료도 받으셔야 하는거 아닐까요? 그리고 저도 생기마을 가야하는데 그게 선뜻안되네요 몇번 예약했다 포기하고...그래도 든든한 사모님 계셔서 감사하네요 제가다...우리신랑은내가 아프다고 해도 전혀 관심없던데 ^^; 암튼, 건강하세요 오래오래 사셔야해요(왜 이말 이 나오는지...눈물도 찔끔) 박선생님과 동지들 그리고 민우가 있어 저도 슬프고 화나고 포기하고 싶고 그럴때도 매일 열심히 웃으면서 살 수 있는거 같아요 *^^* 제가 믿는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