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 할 4,16 진실을 향한 용기
홍연아 안산 촛불 활동가
세월호 800일을 앞두고 있는 오늘도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세월호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의 행동은 멈추지 않는다. 4월 13일 만들어진 여소야대 국회는 그 간절한 바램들, 참담한 오늘을 지속할 수 없다는 국민적 분노가 만들어낸 열매다.
매주 금요일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들, 전교조 선생님들이 특별법 개정 서명을 받고 있는 상록수역 모습
하지만 바로 며칠 전,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다뤄야 하는 해당 상임위원장인 김영춘 더민주당 국회의원인은 “특조위 조사, 대통령 7시간 행적 뺄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가족들은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야당 상임위원장에 분개하고 있다. 우리는 대통령의 사생활에 관심이 없다. 업무 시간에 벌어진 참사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제1 책무인 국가수반이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제대로 알고나 있었는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를 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특별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6월 말로 임기가 종료되게 생긴 특조위는, 작년 8월에야 예산을 배정 받아 실질적인 활동 기간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기존 법에 보장된 1년 6개월이 지나지도 않은 것인데, 정부와 새누리당은 법이 발효된 작년 1월 1일부터로 활동 시점을 계산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 지금대로면 진실의 핵심 단서인 선체에 대한 조사조차 할 수가 없다. 그러니 법을 개정해 활동 기간을 안정적으로 보장하자는 것이다. 당연히 조사 대상에 성역이 없어야 하며, 조사 방해 행위는 처벌 받아야 한다. 이게 핵심이다.
정부와 여당은 법에다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조사는 제외 한다”라고 넣자는 말인지 실소가 나온다.
지난 4월 참사 2년 만에 선체 인양 작업이 겨우 시작되었다. 비밀 작전처럼, 가족들의 접근도 불허하며... 그런데 기상 악화를 이유로 세 차례나 미뤄졌던 본격적인 첫 작업, 선수 들기가 이틀 만에 중단되었다. 그리고 드러난 사실은, 이미 4월 초에 해수부와 인양 업체, 자문 업체의 회의에서 문제점이 지적되었으나 보완되지 않았고, 장비에 대한 실험 권고도 무시했다는 것이다.
‘정말 인양하고 싶기는 한 걸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기억교실’. 조심스러울 수도 있지만 문제를 어렵게 만든 건 전적으로 책임 당국의 무책임이다. 올 2월 명예졸업 때까지 교실을 존치하겠다는 합의가 있었다. 책임 당국은 그 이후에 어떻게 할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방안을 마련하고 현실화시키는 것, 어느 하나도 하지 않았다. 이 역시 가족들이 속을 태우며 애를 써서 증축 도면까지 만들어 제시하고서야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참담하게도, 당사자들끼리 논의하라며 ‘지역 주민, 재학생 부모들 대 유가족’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놓았다.
지난한 과정과 양보를 거쳐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난관은 또 있었다. 교실의 이전과 관련해 합의한 바로 그 날, 학교 당국이 희생학생들을 몰래 제적처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행스럽게도 원상복구가 되기는 했지만, 그렇게 처리한 자들의 머릿속, 가슴 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그리고 참으로 상상하기도 어렵게, 학교와 일부 재학생 부모들은 이삿짐 센터를 불러 기록물들을 옮기려고 시도했다. 현재도 진행 중이다. 끊임없이 논란거리를 만들고, 지역 공동체, 학교 공동체를 파괴하는 그 배후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세월호에 제주해군기지 가는 철근 400톤 실렸다”는 문형구 기자의 기사가 떴다. 오랜 시간 취재한 결과라고 한다. 부제는 “공사 수요 맞추기 위한 무리한 출항? 복원력 저하 원인, 서류상 화물 축소 의혹... 국정원 개입 연관 있나”이다.
아... 국가가 만들어낸 참사다. 하나도 남김 없이 밝혀져야 한다.
포털에서 “세월호”를 검색하면 뜨는 기사들은 위의 내용들과 더불어 “‘해경 해체’는커녕 세월호 책임자들 줄줄이 승진”, “단원고, 세월호 참사 기부금 “탁구부 지도자 자동차 보험료로 사용” 같은 것들이다.
이러니 아직,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니 함께, 용기를 내야 한다.
특별법 개정, 온전한 선체 인양으로 진실을 찾을 수 있도록,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홉 명이 돌아올 수 있도록, 이런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억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 길에서 만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