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유니포 노조 교육 연수원 방문기

  • 글쓴이: 김진순 (노동자교육센터 대표)
  • 2016-09-01

  13시간은 비행기로, 3시간은 차로 달려서 간 곳이 캐나다 포트엘긴에 있는 유니포 노동조합 가족교육센터다.

  넓은 부지에 교육하기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안정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는 연수원시설이었다. 

  유니포 노조 교육실장 팀의 안내를 받으면서 처음 마주한 곳은 연수원 정문 옆에 서있는 여성상이다.

  1989년 12월 6일, 백인 남성이 페미니즘이 싫다는 이유로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재학중인 6명의 유색 여성만을 살해 했는데 이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세운 동상이라고 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행사하거나 침묵하지 않겠다.”는 남성의 선서가 함께 놓여 있다.

  유색인, 여성 등 차별과 탄압에 대해서 대응하기 위한 내용은 교육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선출직 지도자가 되면 인권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조직 활동해야 한다는 취지로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연수원에 들어와서 1주일(40시간) 동안 인권에 대한 교육 받는다. 캐나다에는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다. 유색인, 여성, 장애, 종교적 문제, 나이 등으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학대, 괴롭힘, 차별과 탄압을 받지 않고 서로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한 것은 노동조합의 중요한 목표를 설천하기 위함이라고 보여 진다.  유니포 노조 교육의 중심축인 강사 단(토론촉진자)을 선정 할 때도 성비, 유색인, 동성애들의 대표성, 청년 등의 균형을 맞추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유니포 노조의 교육에서 인권과 평등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사회적 노동조합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유니포 노조는 사회정의 기금을 마련하고 국내외 사회정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치적 억압, 인권 탄압, 민주화를 위한 투쟁, 여성들을 위한 투쟁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런 기금은 단협으로 합의하고 조합원들도 기금 마련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멕시코 산재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 방글라데시에서 선박 해체 작업 노동자를 위한 활동, 7~10세 소년병의 문제, 또 사회정의기금은 여성의 불평등을 없애는데도 기여를 하고 있다. 작년에도 전 세계 여성 쉼터를 지원했다.  브라질 여성 활동가들이 불평등에 맞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유니포 노조의 기본 교육 목표는 “노조 내에 정치적 인식을 갖추고 전투적 투쟁의욕을 갖춘 유능한 노동자들로 강한 토대를 구축하는 것” 이라 정리 하고 있다.

  교육철학은 참여교육과 피드백을 통하여 강사가 전달하는 정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교육생들이 여기에 의견과 의문을 제기한다. 토론하는 과정에서 강사는 필요한 정보를 다시 제공하고 참가자들이 토론한다. 수업 중 과제를 부여하고 이를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문제설정과 조사, 해결능력을 함양한다. 현장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능력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이를 위해 체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속에서 진행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2010 캐나다 자동차 일반노조(CAW) 교육사업 및 교안 – 전국 금속노동조합)

  교육 철학에 맞게 유니포 노조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모든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사람, 즉 디스커션 리더 (DL)를 선정하고 이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 출신으로 DL훈련을 받고 교육진행을 하게 된다. 이런 교육 토론진행자들의 장점은 현장의 문화와 언어, 교육 참여자들과의 동질성을 가지고 누가 누구를 가르친 다기 보다는 서로 배우는 교육과정이라는 교육연수원의 방향에 맞게 활동을 하고 있다. 유니포 노조 교육연수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 스스로도 자신이 토론진행자(DL)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연수원에는 유급교육프로그램(PEL), 노동안전보건교육, 여성간부교육, 갈등해결교육, 단체교섭 교육, 여성옹호교육, 퇴직자교육, 원주민, 유색인종에 대한 교육, 가족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 캐나다 연수 팀이 참관한 교육은 가족교육 프로그램이었다. 교육생 조직이 잘되고 강의식 교육임에도 스마트폰을 거의 보지 않고 교육에 대한 호응, 참여도가 너무나 좋아서 우리 교육 분위기와 비교되기도 했다.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  자유당을 지지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8월말 대의원 대회에 총리가 와서 연설을 했다고 한다.  사회정의활동과 구분해서 정치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니포 노조는 CAW(캐나다 전국 자동차, 항공, 운수, 일반노조  (National Automobile, Aerospace, Transportation and General Workers’ Union of Canad,))와 캐나다 통신, 에너지 제지 노조인  CEP(Communication, Energy and Paper workers’ Union of Canada)와 2013년 통합하여 현재는 약 31만5천명으로 캐나다 민간부문 최대 노조다.

  두 조직이 통합하면서 노조 이름을 ‘앞을 향해 나가는 노조(Union Forward)로 하였고 그  줄임말이 ‘Unifor’다. 한국 노동운동에서도 체계적인 교육, 교육생이 주체가 되는 교육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어려가지 조직적 어려움으로 인해 잘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도 “앞을 향해 나가는 교육”(ㅋㅋ)을 위해 노동자 교육을 연구 실천하자, 요사이 힘 빠져있던 나에게 이번 캐나다 유니포 교육 연수는 어지러운 머릿속을 상쾌하게 정리하고 다시 힘내자고 다짐하는 기회였다. 

● 어렵게 먼 캐나다까지 가서 배운 결과를 금속노조 연수원에 잘 반영하여 연수원이 성공하길 바란다.
● 사진은 연수 내내 열심히 사진을 찍어준 김호규 현대차 지부 교육실장의 작품이다.
● 아래 사진은 유니포 노조 교육실장 팀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