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정권과 독점재벌은 정경유착, 과잉중복투자, 부당내부거래 등으로 IMF 외환위기를 초래했다. 그때 정권과 기업주들은 국가경제와 기업경영 위기를 이유로 정리해고, 근로자파견제 도입을 강행하면서 한편으로는 노동시간단축을 약속한 바 있다. 이후 6년이 지나면서 정리해고제, 근로자파견제로 인해 비정규노동자가 급증하고, 여성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들은 더욱 열악한 저임금·장시간노동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노동시간단축은 고작 12일의 휴일증가에 그치면서 임금삭감, 노동강도강화, 단협파기 등 온갖 독소조항으로 가득 찬 근기법 개악안으로 둔갑하고 말았다. 이 개악안의 최대 희생자는 바로 여성중소영세비정규 노동자들이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여 양대노총이 장기근속 조직노동자들의 희생을 감수하고서 노동계 단일안으로 여성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들의 희생만은 막아보려 했으나 노무현정권, 여야정당, 기업주, 보수언론이 한 통속이 되어 정부안조차 더욱 개악하여 국회통과를 강행하고 말았다.
1996년 12월 26일 김영삼 정권은 정리해고제도입을 위한 날치기통과를 강행한 이후 노동자들의 저항에 직면하여 몰락의 길을 걸었다. 여성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 희생과 근로조건저하로 점철된 근기법 개악안을 강행처리한 2003년 8월 29일은 노무현정권이 헤어날 수 없는 몰락의 길로 빠져드는 날이 될 것이다. 96년 날치기 통과에 이어 또 다시 반노동악법 통과의 주구노릇을 한나라당 정치모리배들이 훗날 역사적 심판을 받을 때 뼈저리게 기억해야 하는 날이 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언제 노동자들이 법의 혜택을 보았는가? 오히려 노동자들의 목줄을 죄는 온갖 악법을 투쟁으로 딛고 전진해 왔다. 이제 노동자들은 근로조건 개악없는 노동시간단축을 쟁취하기 위한 2단계 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그 투쟁은 노동현장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이 투쟁은 이제 근기법을 고치는 투쟁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들을 억압하는 기존 정치모리배들을 한국 현대사에서 척결하는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 땅 1300만 노동자들은 오늘 반노동악법을 통과시킨 노무현정권, 여야정당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이들에 대한 노동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현장에서부터의 투쟁으로 악법조항을 무력화시켜 근로조건 개악 없는 노동시간단축을 쟁취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양대노총 150만 조직노동자들은 여성중소영세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단축 쟁취를 위해 앞장서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양대노총은 근기법 개악강행에 앞장선 정당과 국회의원들에 대해 낙선운동 등으로 반드시 심판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양대노총은 보다 강고한 연대투쟁전선을 구축하여 총력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2003년 8월 2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