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전농 성명-WTO 5차 각료회의 무산에 즈음하여

  • 글쓴이: bulnabia
  • 2003-09-15


WTO 협상에서 농업을 제외하라!
- WTO 5차 각료회의 무산에 즈음하여

오늘 9월 15일(현지 시간 9월 14일) WTO 5차 각료회의는 어떤 선언도 없
이 결렬되었다.
WTO DDA 협상을 선언한 이후 줄곧 미국 등 선진수출국의 입장만을 일방적
으로 대변해 온 WTO에 대항해 전세계 농업과 환경, 문화와 인권 등 변할
수 없는 인류의 다양하고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는 양심들이 만들어 낸 투
쟁의 결과이다.
또한 WTO 각료회의 무산은 한국 농업을 지키기 위해 이경해 열사께서 귀중
한 목숨도 서슴없이 내던지며 산화해 가신 숭고한 희생과 피의 산물일 것
이다.

WTO는 5차 각료회의의 막바지까지 농업협상그룹 죠지 여 의장의 선언문 초
안을 내놓고 타결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죠지 여 의장이 내놓은 선언문 초
안의 내용은 관세 상한을 설정하거나 5% 이하의 저관세를 적용하도록 하
는 등 대폭적인 관세 감축을 담고 있으며 국내보조금도 대폭 삭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WTO가 제시해온 이런 농업협상의 틀은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이 제3세
계, 개도국, 식량 수입국의 시장침탈을 쉽게 해서 그들의 살만 찌우기 위
해 마련된 식사 테이블이였다.
그렇기에 120여명의 한국 농민을 비롯한 전세계 농민들은 멕시코까지 건너
가 WTO 5차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투쟁을 벌여내었던 것이
다.

결국 WTO 5차 각료회의는 결렬되었다.
농업은 무역의 대상이 아니며 WTO는 더는 미국을 대변하는 침탈기구로서
지구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경해 열사께서 외치신 "WTO 협상에서 농업을 제외하라!"는 구호는 이제
전세계 농민들과 민중의 심장을 울리고 WTO 반대, 미국 반대 투쟁으로 활
활 타오르고 있다.
만일 WTO는 12월 15일 특별각료회의 운운하면서 농업을 파괴하는 협상을
지속한다면 우리 모두는 피를 쏟는 분노와 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자국의 농민이 자결을 하며 "농업 제외"를 외치고 있는데도
멕시코 협상테이블에 자리만 지키고 앉아서 강대국의 입김에만 놀아나던
노무현 정부의 협상단을 강력히 추궁할 것이다.

WTO는 농업을 협상에서 제외하라!
노무현 정부는 자주적인 협상력으로 WTO에 대응하고 한국 농업이 회생될
수 있는 근본적인 농업 보호 정책을 수립하라!!
350만 농민은 이경해 열사의 세계농민장이 진행되고 있는 오늘(9월 15일,
현지시간 14일) 세계 민중들과 함께 마음 깊이 그를 추모하며 앞으로 WTO
반대와 노무현 정부에게 응당한 책임을 묻는 강력한 투쟁을 벌여 나갈 것
을 선언한다.
이제라도 노무현 정부는 이경해 열사의 유지를 겸허히 받아안아 개방대세
가 아닌 농업보호를 위한 자주적인 협상과 정책을 전체 민중이 강력히 요
구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실현해야 할 것이다.

2003년 9월 15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현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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