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는 번개다.

  • 글쓴이: 김진순
  • 2004-02-05

번개 정말 멋진 별명을 얻었네요.
번개 동지
늘 진지한 것 같으면서도 번뜩이는 한마디
정곡을 찌르기도 하고
또 가끔은 엉뚱하기도 하고
또 어떨때는 묘한 얘기를 해 황당하기도 하니
번개! 딱 맞다.
갖은 유혹을 물리치고 교육에 참여한 모습도
번개 답고 .....
여유있게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주기 바랍니다.
번개 동지!
자주 봅시다.

>>> Writer : 번개
> 교육활동가 1-2차 교육을 마치며...
>
> 교육참가가 사실 자발적은 아니었다. 많이 먹은 나이는
> 아니지만 거의 사십줄에 활동가 교육을 받겠다고 생각
> 조차 안했었다.
>
> 공자님이신가요, 사십에 혹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혹을
> 당해 교육활동가 교육에 참가하게 되었다. 박모, 신모,
> 결정적으로 김모 동지의 권유로... 외형적으로는 강권은
> 아닌것처럼 하면서 빠져 나가지 못하게 입체적 권유를
> 받았다.
>
> 나중에 욕을 들을 요량으로 지리산행을 내심 생각했었
> 는데, 유사한 권유(?)를 받고서 코를 꿰여 참가를 결정한
> 것으로 추측되는 성세경동지의 전화한통과 마음속 찜찜함
> 이 불현듯 복합작용을 하여 서울행을 택했다. 앞으로의
> 관계와 인간내면의 'Psycho(정신)+tic(적인)'요소가 작용
> 했을 것이다.
>
> 2박 3일...
>
> 1월 28일 9시에 교육이 시작되어 2박을 보내고 마지막
> 3일째 저녁 7시경에 교육이 마무리 되었다. 일정은 빡
> 시었다. 교육내용의 소화여부와 관계없이 교육을 받고
> 나서 뿌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아마도 이 빡빡한 일정
> 을 마쳤다는 그 장한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
> 교육은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고 여유 있으면서도 느슨하
> 지 않게 진행되었던것 같다. 강의-실습-평가토론을 기본
> 으로 하여 실제로 교육내용을 체화하게 하는 목적으로
> 교육이 기획된것 같았다. 첫째날은 김진순 현 교육센터
> 부대표이자 전 민주노총 교선실장이 담당했었다. 자칭
> '성질이 더럽다'고 교육생들에게 은근히 협박하면서도
> '성질더럽다'는 욕을 먹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자기관리
> 를 하는 노동자 교육의 신화...('신화'라는 표현은 사실
> 이번 민주노총 선거과정에서 모후보를 압축적으로 설명하
> 는 이중적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였다. 알아서 해석들
> 하시길...)
>
> '노동자교육 기획 어떻게'라는 첫강의는 사실 노동조합
> 활동가 또는 간부라면 한번쯤은 꼭 받아야 할 강의라고
> 생각한다. 교육사업뿐만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모든 사업
> 들이 기본적으로 현장의 요구와 이해를 반영해서 계획
> 되고 집행되어야 하고 시행착오와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 위해서 집행후에는 반드시 평가를 거쳐야 한다. 바로 그
> 과정에 대한 자세한 강의와 실습, 평가까지가 이교육과정
> 전체이다고 할 수 있겠다. 노동자교육에 대한 기획에서
> 진행까지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내용들이 쉽게 설명되었다.
> 특히, 교육대상에 대한 요구분석은 현장에서는 비중있게
> 이루어 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거의 하지 않는다고
>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것이다.
>
> 이어 교육활동가 교육을 받기전에 스스로 작성해 온 교육
> 기획안(이것은 1월 28일 교육실시전에 작성해서 가지고
> 와야 한다)에 대한 발표와 분석 및 평가가 실시되었다.
> 교육받기전에 자신이 작성한 교육기획안이 얼마나 잘되었
> 는지 잘못되었는지를 강의를 받고 난후 직접 분석하는 과
> 정이다.(나는 기획안을 작성하지 못해 궁여책을 썼었다)
>
> 그리고 다양한 교육기법(강의식교육보다는 주로 참여형교
> 육에 대한 설명. 참여형교육에는 토론식, 체험식, 인성교
> 육이 있다.)에 대한 강의가 다시 이어진다. 이어 그 참여
> 형교육 토론식 기법중 하나인 게시판 토론에 대한 실습이
> 진행되었다. 대략 첫째날의 일과를 기록해 보았다.
>
> 둘째날, 마찬가지로 신화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박양희
> 동지께서 강의를 맡아 하였다. 특히, 어떤 노조의 조직상황
> 을 모형으로 제시하고 이를 분석하는 조직상태분석 실습이
> 진행되었다. 이때 추상에서 구체로 상향하는 정치경제학의
> 분석방법이 적용되는데 생각만큼 잘해내지를 못했던것 같다.
> 사측에 대한 분석, 그리고 노동조합의 조직상태를 분석한 후
> 에 노동조합 조직의 핵심문제점을 짚어내고 원인을 분석한다.
>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단기적 장기적과제를 도출한다.
> 이강의는 조직분석을 각자가 하고 난 이후 발표와 토론, 평가
> 를 통해 전체적인 조직분석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다.
>
>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실습식교육 디자인 시트를 직
> 접 작성하고 평가를 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실습식 교육방
> 법은 크게 역할극(모의교섭, 회의진행법, 대화법, 역지사지
> 등), 실습훈련(발표력, 선동, 강의, 글쓰기 및 편집등),
> 사례분석(조직분석, 사업계획, 기획훈련등)으로 나누어 볼
> 수 있다(내가 똑똑한 것이 아니고 자료에 그렇게 되어있다.)
> 이것들 중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기 조직상황에 맞게 실습식
> 교육을 디자인하고(디자인 방법에 대한 강의는 먼저 실시된
> 다) 각자 발표 하고 평가하는 토론이 이어진다.
>
> 저녁시간에는 인성교육에 대한 강의와 실습이 진행되었다.
> 노동조합교육에서 왠 인성교육이냐고 할 수 있으나 듣고
> 나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또 '약도그리기'나 '서로에
> 대한 탐색'등 실습훈련을 끝내고 나면 우리 노조 간부나
> 조합원들에게 한번쯤 해봄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직
> 많이 실시하지 않는 교육이 인성교육 아닌가 쉽다. 교육담
> 당자만 있으면 작은 규모의 노동조합에서는 쉽게 진행할 수
> 있는 교육인것 같다. 특히, 일방적 의사소통과 자기성찰을
> 위해서 실시되는 몇가지 인성교육들은 조합원과 조직상황에
> 맞게 잘 적용해서 실시하면 조직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
> 같다.
>
> 셋째날은 이번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기
> 획'안을 직접 작성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어떤
> 노동조합의 조직상황분석 자료가 주어지고 이자료를 근거로
> 하여 '교육기획'안을 직접작성하고 발표와 평가 및 토론이
> 이어졌다. 셋째날 교육은 첫째날 강의를 한 김진순동지께서
> 다시 하였다.
>
> 여기까지가 길게 쓰본 교육활동가 과정의 교육내용에 대한
> 것이었다.
>
> 개인적으로 그 동안 여러차례의 교육을 받아 보았고, 보조
> 강사로도 참여하기도 했지만 이번 교육처럼 여러가지 지적
> 과 관심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었다. 특히, 게시판 토론 실습
> 과정에서 '번개'를 두서너 차례 맞은 것은 참 이례적인 경우
> 가 아닌가하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또한, 둘째날 진행된
> 인성교육시 인간정신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별도의 토론이
> 필요할 것 같다. 7월 예정인 2차 교육활동가 교육시 뒷풀이
> 시간이나 별도의 시간을 통해서 인간의 의식과 정신적 부분
> 에 대한 토론이 필요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주제를 가
> 지고 토론해야 할 지는 기획이 필요할 것 같으니까 '크고 깊은
> 정신영역을 확보'하고 계신 박양희동지께 일임하고 싶다. 진심
> 에서 하는 얘기인데 또 '번개'로 받아들이지는 않을지...
>
> 이번 교육을 통해서 가장 소중한 부분은 '많지는 않지만 함께한
> 동지들'이 아닌가 한다. 강원도에서 오신 김진혁, 한린권동지,
> 안산의 백승연동지, 충남아산의 권수정동지, 그리고 대전지역
> 이화운, 성세경동지. 그리고 이재진동지!
>
> 짧은 얘기 하나를 하고자 한다. 셋째날 중식이었다. 둘째날 한
> 번 갔던 경험이 있던 그 한정식집에 갔다. 6,000원짜리 한정식
> 을 둘째날 먹었는데 그런데로 괜찮았다. 셋째날 중심때도 그것
> 을 기대하고 그집에 갔었는데(식사는 전체가 움직이면서 했다.
> 동물적 이동이었다고 해도 될까요) 이재진동지가 둘째날 뒷풀이
> 때 돈나눔(흔히 뿐빠이)을 못했다는 이유를 대시면서 10,000원
> 짜리 한정식을 시켰다. 추가된 금액을 자신이 내겠다고 하면서
> ...전체금액을 다 내었는지, 추가분만 내었는지는 확인못한 사
> 항이다. 이내용은 김진순, 신재걸동지만 빼고 미리와 있던 동지
> 들은 다 알고 있었다. 신재걸동지는 어제보다 잘나온다고 하면서
> 많이 그리고 잘 드셨고, 김진순강사님은 괜찮다고 하면서 잘 드
> 셨다. 그리고 신재걸동지는 반쯤이나 먹은 된장국이 너무 짜다고
> 하면서, 소태같다고 두번씩이나 얘기하시고 다시 된장국을 시켜
> 서 더 잘 드셨다. 사실 음식이 전반적으로 좀 짰었지만 그래도
> 맛있게 잘먹을 수는 있었는데...6000원짜리가 10000원짜리로 나
> 왔으면 먹을만했겠죠. 6,000원 짜리를 경험하지 못한 김진순강
> 사님은 10,000원짜리를 경험하면서 6000원짜리 음식으로 알았고,
> 6,000원을 경험했던 신재걸동지는 10,000원짜리 음식을 또다른
> 6,000원으로 인식했었던 것'같다'. 철학에서 굴뚝얘기하고 비슷
> 한가? 여기서, 경험, 관찰 및 관점의 중요성이 나타나는 것 아
> 닐까? 그냥 웃자고 써본 얘기다. 교육기간내내 구력이 있어서인
> 지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웃음면서 음식을 날라다준 그 아줌마
> 는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고 주인이었다. 웃으면서 하는 노동을
> 보기가 쉽나? 교육도 마찬가지인데 많은 부분 웃으면서 즐겁게
> 교육을 받았다.
>
>
> 다시, 사람으로 와서, 2박 3일 동안 잠자리를 빼놓고는 8명이 거의
> 붙어 있었으니 그 인연이 작다고 할 수가 없겠다. 또한, 이후 교육
> 활동을 공유 확대 강화하기 위하여 이 만남을 지속 하기로 하고 별
> 도의 소통공간까지 확보하기로 하였으니 아마도 두고 두고 만남의
> 인연이 지속될 듯 하다. 특히, 교육활동가 1-1차 선배님들과 1-2차
> 후배들이 7월경에 2차 교육을 통해 만나게 될 것 같아 교육활동가
> 네트워크 형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
> 꼭 해야할 인사가 있네요. 2박 3일 동안 따뜻한 잠자리를 내
> 어주시고 아침식사까지 해주신 과천에 살고계신 박성인 동지
> 께 이 지면을 빌려 감사를 드립니다. 진돗개에 대한 얘기도
> 있긴하나 다음에 박성인동지께서 대전에 오셔서 함께 할 술자
> 리가 있으면 하도록 하겠습니다.
>
> 끝으로, 이번 교육과정에 강사료 한푼없이 끝까지 강의를 해
> 주신 김진순, 박양희 동지께 참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 두 동지께서 육체와 정신이 모두 더욱 건강하셔서 그리고 오
> 래 오래 건강하셔서 계속 노동자 교육사업과 운동을 해 나가
> 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노동자교육센터의 멀티플레이어
> 역활을 하시면서 교육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지원과 수
> 고를 아끼지 않으신 신재걸 동지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
> 1-2차 동기들께는 off에서 함께 할 그날을 기약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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