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히^____________^

  • 글쓴이: 김인선
  • 2004-02-04

어쩜......글 읽고 있는데 선생님 글이 올라오네요..무진장 반갑네요
수많은 고민으로 하루에도 기분이 하늘로갔다 땅으로갔다 괴로워도 이런건 다
"희망"이 보인다고 누가 그런거 같은데......요즘 어려운일이 있으면 되세겨 다짐하곤합니다.
건강은.....그래도 종양을 제거하는 노력을 할 수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전쌀밥보면 벌레생각이나서 못먹어요 외삼촌이 당뇨로 돌아가실때 쌀밥이 몸에 안좋타는것을 알아서.... 거의21잡곡식이죠^^(얼마나 살겠냐만은...)

그리고.....힘드시겠지만 너무 고민많이 하지마세요...간수치 나빠져요^^;

간에도 스트레스가 술보다 더 나쁘다는거 아시죠^^-제가 병원가면 양한방의사동지들이 다 그러더라구요...스트레스받지마세요~라고

찾아뵙는다 했는데 요즘 저도 뭘하고 사는지몰라서...솔직히 노동대학도 일이생겨 자꾸빠져요... 가끔 간수치가 불안정해서 몸도 별루 안좋구...
빨랑 2반학생들에게 안부전화라도 해서 선생님 뵈야하는데...또 입원하시는 구나.....사모님도 힘드시겠네요^.*

제가 주일마다 예배시간에 기도할때 선생님 기도도 해요~(저 이쁘죠)

기온차가 심하고 꽃샘추위도 올 것같은데 감기조심하시고 (전감기된통걸려서 정말 힘들었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시길바래요

/미치도록....따분한 사무실에서 둥글레차한잔마시며...

>>> Writer : 박준성
> 노동자교육센터 상설강좌 졸업생, 교육활동가 수료생, 운영위원, 교육위원 동지들 열심히 글 올려 박준성의 간암 이야기 밀어내고 자주 판갈이 좀 해주십시요. 자유게시판에 아픈 이야기가 가득하니 민망스럽습니다. 그런면에서 정상철 동지가 아주 모범입니다. 교육받느라 수고하셨고, 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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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한데 겁이나 전화도 못하겠다는 분들이 계셔서 두 번째 제 간암 이야기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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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1월 1일 첫 날을 병원에서 맞으면서 퇴원을 했습니다. 2~3일 속이 니글거리고 뒤틀리는 것 같은 고통이 따르고, 며칠 밥맛이 똑 떨어져 좀 힘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놀고 먹는데는 크게 불편하지 않게 한 달을 잘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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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30일 작년 말 간암 항암 치료와 색전술 시술 결과를 알아보려고 CT촬영과 혈액검사를했습니다. 검사 결과를 가지고 2월 2일 담당의사와 면담을 했더니 시술이 잘 되어서 종양이 조금씩 작아졌고, 간 기능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심스럽던 종양 하나가 그대로 있다고 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 지난번과 똑같은 시술을 또 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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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4일 입원해서, 26일 종양에 항암제를 투입한 뒤 혈관을 틀어막는 색전술 시술을 하고, 아마 29일 쯤 퇴원을 하게 될 것같습니다. 지난번에는 간조직 검사를 하느라 며칠 더 걸렸는데 이번에는 그 과정이 생략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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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로 보면 작년 말 입원할 때보다 좀 나아진 것이기 때문에 기분은 담담합니다. 시술도 한 번 해봤던 거라 크게 두렵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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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일 퇴원해서 짬짬이 암과 건강 관련 책을 보면서 한 달 동안 놀았더니 벌써 좀이 쑤시기 시작합니다. 검사 결과가 좋으면 강의를 조금씩 해도 되지 않을까, 모임에도 나가 볼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종양 덩어리가 하나 더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일러!'하는 경고 같습니다. 쉴 때 좀 더 확실하게 쉬고 맘 편하게 놀라는 배려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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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치 판정을 받으려면 종양이 다 없어지고도 몇 년을 더 조심해야 하는데... 조급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24일 입원하기 전까지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일상활동은 해도 괜찮답니다. "등산은 어때요?" 하고 물었더니 무리하지 않을 정도면 산을 가도 괜찮답니다. 요즘은 날마다 오후에 집 주변 동산을 한 시간씩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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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현미 잡곡밥 한 숟가락을 100여번 씩 씹고 앉아 있으려면, 이게 밥을 먹는 건가 약을 먹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구역질 나고, 속이 니글거리고, 밥맛이 똑 떨어졌을 때 비하면 얼마나 행복한 지 모릅니다. 맛도 좋습니다. 이제는 흰 쌀밥을 먹으면 속이 미슥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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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을 눌 때 이따금 이를 닦으면서 신문을 보고 싶습니다. 전화가 오면 '핸드폰 줘!'하고 부르고 싶습니다. 똥만 누고 있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시술하고 나서 며칠 똥이 안나오고 방귀만 '픽' '푹' 나오면서 속이 더부룩 할 때 '이거 어떻게 되는 거 아닌가'
> 조마조마했습니다. 지금은 똥이 한꺼번에 죽 빠지고 뱃속까지 시원하게 잘 나옵니다. 얼마나
> 감사한지 모릅니다. 똥 눌 때는 신문도 양치질도 전화도 다 미뤄두고 똥만 누고 있습니다.
> 놀고 먹는데 힘들거나 겉으로는 어디 아픈 데 없다가도 이따금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팍나고, 기분이 착 가라앉으며 우울해질 때가 있습니다. 아내가 암 관련 책을 읽다가 "말기암 환자인데도 이리저리 투병해서 살았대, 여보, 용기 잃지마"하며 손을 꼭 잡을 때, 오히려 내 머리 속에는 암 사망율이 얼마고 생존율이 얼마고 하는 통계 수치가 어른 거립니다. 말기암 환자들의 고통이 그림처럼 떠오릅니다. 그럴 때면 '아, 내가 간에 암세포 덩어리를 세 개나 담고 있는 암 환자라는 현실을 자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울적해질 때도 있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마음을 더 닦으라는 자극으로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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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분간은 제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투쟁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생각하고 제 몸에 대해 '천사불여일행(千思不如一行)'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투쟁의 현장에 몸이 가 있지 못하고 마음으로 '천사불여일행' 하는 것이 얼마나 갑갑한 일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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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건강도 열심히 돌보시기 바랍니다. 쉬더라도 건강할 때 잠간씩 쉬십시오. 건강할 때는 조금만 쉬어도 쉬는 건데, 몸이 크게 상한 뒤 쉬는 것은 쉬는게 그냥 쉬는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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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오한(?) 투병일기는 몸과 맘이 훨씬 더 느긋해 졌을 때 올리기로 하고, 이번에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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