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의 4%, 범여권의 10%
[민노 대선보도 분석] "불균형 극심…지지율보다 훨씬 큰 차별"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후보들이 치열한 경선전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주 언론사의 보도가 극심한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동당 대선준비위 미디어홍보위원회(위원장 이상현)가 7월 한 달 동안 방송 3사와 중앙 일간지 5곳(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경향)의 각 정당 대선예비후보들에 대한 언론보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나라당과 범 여권 후보들에 비해 민주노동당 대선예비후보들이 극심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홍보위는 6일 "7월 한 달 동안 신문, 방송을 합친 보도 횟수를 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389회, 박근혜 후보 311회, 범 여권 후보 307회인데 비해 민주노동당의 세 후보를 합친 회수가 32회(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후보별 각각 10, 12, 10회)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를 정당별로 비교하면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의 4%(32/700), 범여권의 10%(32/307)이고, 후보별로 비교하면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크게는 많게는 2%(10/389) 작게는 3%(10/311)에 불과한 셈이다.
미디어홍보위는 "이번 조사에서는 범여권 후보 중 유력해 보이는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천정배, 조순형 후보를 대상으로 했으나, 민주노동당 후보 3명을 합쳐도 범 여권 후보 한 사람의 보도 회수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미디어홍보위는 또 "각 후보들의 1일 평균 보도 회수를 보면,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신문과 방송을 합쳐 각각 하루에 15건에서 18건 노출되고 있다"며 "반면, 민주노동당 후보들은 하루에 1건도 제대로 보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홍보위는 특히 "7월 31일 조선일보와 TNS코리아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노동당은 9.4%의 지지율로 범여권의(열린우리당 6.2%, 신당 5.2) 11.4%의 지지율과 거의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보도 횟수는 이보다 훨씬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홍보위는 또 "이는 2회의 중앙 토론회와 7회의 지역순회 토론회를 진행하며 가장 올바른 경선을 치르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대선 상황을 외면한 채 연일 검증 공방에 매달리고 있는 한나라당과 이합집산에 여념없는 범 여권에 매달려 제대로 된 정책 선거를 선도해야 할 언론의 임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한국예술종합학교 전규찬 교수는 "기본적으로 뉴스의 프레임이 한나라당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거대 여당과 야당의 주류 중심으로 설정돼 있다. 게다가 두 거대 여야간 후보들의 경합에 뉴스의 중심이 맞춰져 있어 그 외 진보 정당의 목소리가 구조적으로 낄 자리가 없어 실제하는 진보 정당의 세력보다도 축소 보도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또 "또 경마 이벤트식의 현 선거 보도 풍토도 두 거대 정당에 비해 이념과 정책은 있을지라도 상대적으로 인물이나 사건 등의 흥미를 끄는 이벤트가 없는 진보 정당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그럴수록 실제 구축하고 있는 진보정당의 포지션만큼이라도 제대로 보도될 수 있게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진보 정당도 꼼꼼한 방송 비평을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에 대한 요구 및 항의 방문을 하고 방송위에 진보적 인사를 추천하는 등 정당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면서 "또 조중동과 달리 대안 언론과 비판 언론을 지향하는 한겨레나 경향에 대해선 다른 룰을 가지고 좀더 강하게 질책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노동당 대선준비위 미디어홍보위원회 이상현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언론이 진보 정당을 터부시하는 장벽을 치고 있고 선거판 자체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보수적 이중 구도로 보고 있다"면서 "또 우리 언론이 보수화돼 있고 비판 언론이라는 한겨레나 경향마저도 그런 흐름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대통령 선거 보도가 선정적인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언론 환경 개선을 위한 언론중재위 제소 및 항의 방문 등 다방면의 활동을 벌일 것"이라며 "민주노동당도 좀더 보도가 되고 언론이 주목할만한 풍부한 대선 뉴스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