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교육센터 글쓰기 교육을 다녀와서..
조정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신용산 지하철역을 나오는 길이 낯설었다. 도심의 아침이 낯설고, 환하게 밝은 아침이 낯설었다. 공장 노동자에겐 참으로 어색한 아침이었다.
글쓰기 교육..
임단투 시기 조합원을 움직이는 글쓰기라는 주제가 설레임을 갖게 하고 있었다. 내가 쓰는 글이 조합원들의 감성을 아니, 투쟁심을 깨워 낼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첫 강의 시간에 만난 전국철도노조 이철의 선전국장 동지의 강의는 처음 정책부장 임무를 수행 하는 나에겐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이철의 동지가 처음 대자보를 쓰던 그 날의 상황과 그에 대한 자발적 실천 행동이 어째서 선전과 선동이 중요 한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나는 진심으로 조합원들이 동감하고 동의하는 선전물을 써 왔는가라는 생각에 다다르자 진정성 있는 글을 써 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기도 했다. 조합원을 움직이는 글쓰기...이 주제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조금은 깨닫게 된 건 아닐지.
지금 우리 비정규직 분회는 6월 17일과 22일 중식시간 투쟁결의대회 준비로 여념이 없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누비며 조합원들을 만나고 있지만, 만약 그 순간 조합원들에게 건 낼 수 있는 선전물이 하나도 없다면 어떨가? 조합원들이 받아들이는 내용이 달라 질 수 있음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진실에 대한 진정성 있는 글만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공감되고 동의 되는 글을 쓰는 것. 이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조합원의 공감을 얻는 글쓰기가 단순하게 문장 기술의 능력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이 되니 마음이 무겁기까지 하다.
글쓰기 교육을 받던 그 날, 다른 현장에서 활동 중인 동지들을 통해 현장 소통의 경험들을 나눌 수 있었다. 선전물을 쓰는 담당자가 얼마나 많은 소통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주변의 얘기에 얼마나 귀기우려야 하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
글쓰기란 소통하고 배우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나름의 교훈이 나에겐 가장 큰 공부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