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2007.01.10. 안홍기(anongi) 기자
[현대차사태] "항의서 받아라"-"쓸데없는 짓"
울산공장 노조 1000여명 상경 집회 및 항의서 전달... 윤여철 사장 "경비실 놓고 가라"
현대차노조는 집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이 이번 투쟁의 본질을 성과금 차등지급 문제로 호도하고 있다"며 "사건의 본질은 사측이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며, 사측이 정당한 노동자의 정치파업을 원천 봉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사측에 미지급된 성과급 50%를 추가로 지급하고 노조원에 대한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현대자동차와 노조는 지난해 단체협약에서 성과급 150% 지급에 합의했으나 사측은 'FTA저지 등 정치파업으로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성과급 100%만 지급했다. 노조는 이를 명백한 단체협약 일방 파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노조가 성과급 미지급을 이유로 지난 2일 열린 시무식에 난입해 행사를 방해한 것을 이유로 사측은 노조 간부 26명을 고소하고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상태다. 노조도 사측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위반으로 맞고소한 상태다.
현대자동차 노조원과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원 등 15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양재동 염곡사거리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건너편 인도에서 '현대자동차 노동억압 분쇄를 위한 금속산업연맹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의 성과급 차등지급과 노조원 고소 철회를 촉구했다.
현대차 노조원들은 오후 3시 30분경 50여m 거리를 행진해 현대차 사옥 입구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 현대차 사옥은 이미 수십대의 경찰버스로 둘러싸인 상태였고, 입구는 이미 경찰 버스 2대로 가로막혀 있는 상태였다.
이에 노조 대표단 3명만 사옥 안으로 들어가 고소 및 손배소 취하 및 성과급 추가 지급 등 노조의 요구가 담긴 항의서한을 사옥 로비에서 사측 보안실장에게 전달했다. 보안실장 등은 이에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짤막하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여철 사장은 사실상 이를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윤 사장은 취재기자에게 "노조 항의서는 쓸데없는 짓"이라며 "정당한 항의서가 아니니 받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측에 항의서를 대표이사에게 전달한다고 하길래 경비실에 놓고 가라고 했다"며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내일(11일)까지 사측이 항의서한에 대한 답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윤 사장이 사실상 묵살함에 따라 노조의 파업 절차 돌입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조는 오는 12일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고 파업이 결정되면 파업지도부를 구성, 조합원 투표로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노조와 사측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폭력사태는 전혀 없었다. 경찰은 현대차 사옥 주변에 경찰 버스 수십대와 2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