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감퇴를 변호하며

  • 박준성의 역사이야기
  • 글쓴이: 박준성
  • 2013-03-27

"기억도 욕심이다"
이따금 저를 다독이는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강의 때마다 '기억'을 강조합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 역사는 되풀이 된다"
"과거의 기억을 지배하는 세력이 현실과 미래를 지배한다"

제 별명이 '꼴통'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남들에게 '골 때리는 인간'으로 비추기도 했겠지요.
여전히 가장 중요한 기억의 저장 창고는 '머리'일 터인데
요즘은 스스로 '골 빈 놈'이 되려고 합니다.

감동을 받아들이고
'오래된 미래'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세상의 상상력이 자리를 잡으려면
쓸데 없는 기억 또한 버리고 정리해서
'골'을 비워야 하겠습니다.

그러니 누가 저에게 뒤에서
"어이 저 골 빈 놈"하며 욕을 해도
격려로 받아들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