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소모임 운영자 교육을 마치고
황진연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세정지회 사무장
/ 충남학습소모임운영자교육 참가자)
처음 학습소모임 운영자 교육에 참가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망설였었다. 그동안 교육은 듣기만 하면 되는 수동적인 교육이 대부분 이었다. 그러나 운영자 교육은 직접 참여하고 주체가 돼야 하는 능동적 교육이라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십여 년 동안 많은 교육을 받았지만 교육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내용을 잊어버리는 게 다반사였고 현장 생활에 접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한때 현장모임이 있었다. 그러나 전문적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고 모임 구성원 서로가 소통의 부재로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돼버린 경험이 있었다. 이번 교육은 총5강으로 진행됐다. 처음 현장모임을 만들었을 때 구성원 간 의사소통이 미흡했었고 진행방법이 체계적이지 않아 말을 잘하는 소수의 의견만이 시작이고 끝이었다. 또 구성원 대다수가 조합경험이 많은 동지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조합경험을 바탕으로 그것이 정답인 듯 얘기 했고 어떤 문제에 대해 항상 찬반으로 결론을 지으려 했었다. 확대간부 회의시간에 찬반을 물어 결정 하듯. 물론 어떤 문제가 생겼을 시 결론을 내야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토론은 제대로 진행되었는지 구성원 하나하나 전체의 의견을 존중하고 반영했는지를 충분히 고민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번 교육을 받기 전 현장모임을 만들자는 주위의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한번 경험했던 모임의 후유증 때문일까 다시 모임을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첫 강을 듣고 교육이나 모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괜한 걱정이었음을 알았다. 교육내용은 실습이 주였고 특히 토론자와 사회자 역할분담을 통한 실습은 사회자로서 운영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실수에 대한 이해와 전체 토론의 흐름을 조절하는 역량을 키우기에 최고의 교육이라 생각했다.
이번 교육의 핵심은 이것이 아닐까 한다.
상대의 얘기를 듣고 말하는 이가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 정확하게 요점을 찾아 정리하고 내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이의 얘기를 중간에 끊어 토론의 흐름을 방해한다면 객관적 입장에서 중재하고 발언자가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토론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이 부담 없이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 어떤 모임의 운영자가 되기 위해선 모임의 주제에 대해 구성원들 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모임이 건 만남이 정기적으로 지속 되어야 한다.
이번 운영자 교육에서 크게 깨달은 점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바탕이 된 경청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교육을 통해 그동안 생각해 왔던 모임을 구체화 시키려 계획을 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교육내용을 활용하고 용기를 낸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여겨진다.
5주에 걸친 다섯 번의 교육이 나에게 조금은 달라진 생각을 하게 했다.
그동안 조합 일을 하면서 말로만 활동하고 현장과 지역의 동지들과 소통함에 있어 너무 수동적이고 관료적이지 않았나 반성해 본다. 그리고 지역의 동지들과 교류하지 않았던 그래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봤다!
그리고 이제는 배운 대로 실천하는 일이 남았다.
교육이라면 막연히 지루하고 따분할 것이라 생각하는 동지들과 학습모임을 통해 현장 활동가를 꿈꾸는 동지들이 있다면 노동자교육센터의 학습소모임 운영자 교육을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