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교육센터 2015년 교섭위원 교육 연수를 받고

  • 글쓴이: 조준상 전라북도교육청지방공무원노동조합
  • 2015-05-22

  난 초짜 노동조합 간부이다.

  2013년 8월 생전 처음 노동조합의 일을 하는 대의원이라는 걸 하게 되었다. 다들 그렇게 시작은 하겠지만 나 자신 또한 주변의 선배 간부에게 권유를 받고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몇 번인가 집행부에서 내놓은 (안)들을 의결하고 나니 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연말 워크숍을 한다하여 참석하게되고 선배 간부들을 통해 여러 증언, 자료, 강의 등을 통해 그동안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억눌려있던 감정들이 하나둘 밖으로 기어나오고, 그동안 몰라서 모자랐던 자신의 과거가 부끄럽고 초라해지는 것을 느끼며 슬며시 일어나는 분노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렇게 2년여 시간동안 대의원으로 지내던 2014년 말! 그 해를 몇일 남겨놓고 이번에는 느닷없이 ‘전임‘을 해볼 의향이 없는지 질문을 받게 됐다. 그렇게 나는 초짜 ‘전임’으로서 집행부의 일을 하게 되었다. 아직 노조의 업무가 무엇인지 개념도 없었고, 속된 말로 분위기 파악도 안된 완전 새내기인데, 어찌하다보니 거의 등 떠밀리다시피하여 건축이라는 전공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얼떨떨함도 잠시, 많은 사람이 그렇듯 처음 하는 일인지라 의욕이 충만하여 거침없이 추진하기도하고, 그러다 좌충우돌 실수도 하고, 나름의 성과를 인정받는날에는 우쭐하여 뛸 듯이 기뻐하지만, 어떤때는 모르는 것 투성이구나 하는 걸 느끼며 의욕 상실도 하게되는 과정을 얼마간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는 양 오르락 내리락 겪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쨌건 알아야 면장도 할 거 아닌가? 원칙이나 개념에 대해 아는 것도 없이 막연하게 전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잖은가? 라는 생각이 들어 심기일전 하기로 마음을 먹게되었고, 기왕 할 바에는 제대로 한 번 배워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2014년말 워크숍에 다녀가셨던 노동자교육센터가 떠올랐고, 때마침 노동자교육센터에서 보내온 팩스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전화 문의를 하였고, 혼자서라도 배워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접수하고 참석하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새벽 기차를 타고 용산역에 도착하니 아침9시!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걸어서 교육센터에 도착하여 등록하고 자리잡고 녹차 한 잔 하며 미리 준비된 교재를 들여다보다 첫 강의를 듣기 시작하였다.

 

  역시 배울때는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

  제1강은 ‘단체교섭 전략과 전술’이라는 제목을 김진순 대표님의 강의를 2시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듣는 강의였지만 여전히 특유의 맑고 밝은 미소와 부드러운 음색으로 2시간을 간단히 훌쩍 넘기셨다. 그 와중에 연이어 나오는 수많은 주옥같은 명 대사들 “단체교섭의 단체협약은 성경과도 같다.”, “ 단체협약의 법적인 효력은 법 보다도 우선한다”, “모든 노동조건은 단체협약으로 맺어야 한다.”, “단체 교섭은 인간이 어떻게 요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경영권, 인사권은 자본가의 성역이 아니다.” “Win-Win 이란 노조가 승리할 때만 가능하다”, “노조는 줄게 없다.”, “모든 정보는 먼저 들은 것을 신뢰한다.”, “사측은 항상 힘들다는 주장만을 반복한다. 그러나 교섭위원은 개인이 아니라 전 조합원의 대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파업 투쟁하면 질긴 놈이 이긴다”, “사측 교섭단에 노무사 들어오면 무조건 막아라” 등등 교재에 없는 내용들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표현들에 시간가는 줄 모르게 강의를 들었다.

  특히 단체 협약을 잘 체결하기 위한 5가지 조건, 교섭을 준비하고 조직하는 3가지 방법, 교섭의 11가지 방법, 투쟁 전술, 단체교섭 마무리하는 3가지 방법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상세하고 구체적이며, 심리적인 면까지 아우르는 교재의 구성과 내용들은 나 자신이 마치 신천지에 온 것 처럼 마음을 들뜨게 하였고 흥분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모든 걸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 많은 것들을 몸과 마음에 익히고 아로 새길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충동이 마구 생기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제2강 임단협에 대한 자본의 논리, 노동의 논리 시간!

  그냥 막연하게 자본가는 자신만이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처음부터 우리 노동자의 권리였던 수 많은 것들을 교묘하게 빼앗아 가는 자들이란 개념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였다. 역시나 그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러하기에 충분했다. 원래 노동자가 노동력으로 잉여가치를 만드는 것인데,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자본가는 이윤을 얻는 것임이 명백함에도 또한 노동자가 없으면 기업이 망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임이 분명한데도 항상 자본가는 “노동을 시켜보니 이윤이 없어서”, 또는 “지불 능력이 없어서 못주겠다” 고 버티는 자들이다. 그러나 우리 노동자는 노동력을 먼저 제공했기 때문에 댓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현장에서 부딪히는 자본과 노동간의 논리가 크고 빈번하게 7가지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과 자본의 이해에 맞서 투쟁하기를 포기할 때 노동자 계급은 사라지고 임금 노예만이 남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절로 힘도 빠지고 한숨도 나왔으나 이 세상 90%인 우리 모든 노동자가 힘을 모아 투쟁한다면 저들 10%도 안되는 자들에게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이런 귀한 교육을 통해 노동에 대한 새로운 관념과 철학, 구체적인 투쟁방식 등을 일깨워준 대표님과 교육센테에 참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이 이곳 노동자교육센터에서의 교육을 통하여 의식이 깨어나는 투사로 변할 수 있기를 두손 모아 간절히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