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교육센터는 왜 노동자 인문학 강좌를 하는가?

  • 글쓴이: 김진순 (노동자교육센터 대표)
  • 2019-12-08

 2000년대 들어오면서 대한민국에는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대학에는 인문학(철학, 역사, 문학)을 다루는 학과가 인기가 없어서 폐쇄되는 상황에 사람들은 인문학 책, 인문학 강의 한번 접하지 안 으면 모양 빠지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자본가는 인문학을 상품광고에 결합하고, 많은 노동자 민중들은 경제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하에서 고단한 삶을 인문학으로 위로 받으려 한다.

 “인문학, 人文學의 文은 紋과 같은 뜻이다. 자연이란 質料에 형상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것을 사람이 한다는 뜻이다. 농기구로 땅을 파헤쳐 농사를 짓는 일이 공부다.

 工夫 - ‘工’은 天과 地를 연결하는 뜻이라고 한다. 천과 지를 연결하는 주체가 사람(人)이라는 뜻이다. 공부란 천지를 사람이 연결하는 것이다.

 공부는 살아가는 것 그 자체다. 살아가기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 세계는 내가 살아가는 터전이고 나 또한 세계 속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부란 세계와 나 자신에 대한 공부다.

 자연, 사회, 역사를 알아야 하고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공부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는 것이다. 즉 세계인식과 자기성찰이 공부다.“ (신영복/담론)

 3문(問) 3간(間) 어디서 와서,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 가, 즉 시간, 공간, 인간 즉 사이(間)와 나를 보는 인문학 (최규진)

 그런데 인문학은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체념과 뜬구름 같은 인문학도 있고, 강요된 삶의 리듬에서 내 삶의 리듬을 찾고, 억압에 저항하는 저항의 인문학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인문학은 ‘사람다움과 사람의 도리, 인도(人道)와 됨됨이, 인간답게 살고 싶다.(최규진)를 실천하고 현실화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그럼 왜 노동자 인문학이라고 하는가?

 자본주의 사회 인간의 노동이 소외되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먹고살기 위해 돈벌이, 돈의 노예로 전락한 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해서 재해석하자. 노동자들의 삶은 직장 일터와 집 외에는 없다.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시대 경쟁 속에 공동체는 사라진지 오래다. 위로, 위안을 넘어서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삶의 주체이자 세상변화의 중심에 있음을 자각하고 실천하고자 노동자 인문학을 하고자 한다.

 초겨울에서 초봄까지 촛불을 들고 투쟁하여 정권을 바꿨지만 세상은 그다지 바뀌지 않고 오히려 국정농단한 자들이 곳곳에서 정국을 어지럽히고 있다.

 노동자들이 87년 7·8·9노동자 대투쟁에서 외쳤던 구호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사는 굴종의 삶이 아니다.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에서 보듯이 노동자가 노동자 인문학은 노동자가 인간답게 사는 것, 어떻게 살면 인간다움인가? 인간다움 삶을 위해 나의 변화 세상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질문하고 함께 길을 찾아가는 ‘길’이다.

 노동자의 삶이 직장과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 경제, 문화, 정 치 전반에 놓여 있다. 돈 중심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 관점에서 나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다시 들여다 보기를 하자! 즉 현상만 보지 말고 본질을 들여다보기, 익숙한 것을 한 번쯤 까칠하게 비틀어보기 그 속에 인간다움의 부드러움으로 채워나가기,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실천토대를 마련하는 길이다. 진정 사람다운 사회, 사람다운 삶의 가치를 가지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함이 노동자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다.

 그래서 노동자교육센터 노동자 인문학 1차 과정 「세상의 인문학」과 2차 과정「내 곁의 인문학 」으로 1단계 구성하고 있다.

 노동자 인문학 1차 과정 「세상의 인문학」의 교육주제는

 “왜 노동자 인문학인가?” “대통령이 바뀌어도 왜 노동자 삶은 힘든가? (노동, 정치경제 그리고 인문학)” “돈만 있으면 우리는 행복할까?(자본주의 돈의 인문학)” “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이해와 공존(다름과 공존의 인문학)”으로 노동자를 둘러싼 세상을 노동자인문학적 관점으로 들여다 보고 생각하고 변화의 힘을 키우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 인문학 2차 과정「내 곁의 인문학 」

“광고가 부추기는 욕망과 환상 (자본주의와 상품의 스펙터클)”“성 가정의 초상 (근대 가족, 국가 그리고 젠더)” “시간은 돈? (시간의 인문학)” “ 노동과 여가의 인문학(인간에게 ‘쉼’이란?)”으로 내 주변의 일상, 당연한 것도 누군가에 의해서 역사, 사회, 문화적으로 조직되었음을 알아보고 노동자 인문학적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과정으로 꾸며져 있다.

 현재 기획은 1, 2차로 시작하고 있지만 앞으로 3차, 4차로 발전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