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한국노총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가 하루 경고파업을 했다. 조합원 2500여명이 충주호 리조트에 모여 파업집회를 열었다. 임단협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여 파업에 이르게 되었다. 물론 노조가 성과연봉제를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2010년 금융노조는 산별협약을 통해 임금 2%를 인상했다. 노조는 이 부분에 대해서만 성과급제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측은 전 직원 6500명을 1~5등급으로 나누는 성과연봉제를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직원의 14%인 1000여명은 임금이 삭감 당한다. 임금은 최고 45%까지 삭감 당한다. 직원들이 더 많은 성과급을 받기 위해서는 고위험상품을 판매해야 하는데 이는 은행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금융위기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성과연봉제는 당장 임금이 삭감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고용조정을 통한 정리해고를 수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용불안으로 이어진다.
SC제일은행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IMF 외환위기 직후 8400명에 이르던 직원의 절반가량인 4000여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은행을 떠났다. 그들은 ‘눈물의 비디오’ 주인공들이었다. 정부는 공적자금 17조 8000억 원을 투입했고, 2000년 1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뉴브릿지캐피털에 단 돈 5000억 원에 매각했다. 이후 정부는 공적자금 12조 5천 억 원만 회수했고 5조 6500억 원은 회수하지 못해 고스란히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간 셈이 되었다. 뉴브릿지캐피털은 제일은행을 2005년 4월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B)에 되팔았고 1조 1510억 원의 매각차익을 남겼다. 뉴브릿지캐피털은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본사(페이퍼 컴퍼니)를 둿다는 이유를(이중과세방지협약을 내세워) 내세워 4000억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물지 않고 빠져나갔다. 그렇다고 말레이시아에서 세금을 낸 것도 아니다. 라부안은 면세지역(tax haven)이다. 이 해 9월부터 100% 주식을 소유한 SCB는 제일은행을 SC제일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최근에는 ‘제일은행’ 자체를 지우려는 의도까지 드러내고 있다.
SC제일은행은 2009년 4300억원, 2010년 322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렸다. 이 중 60%를 주주배당금으로 가져갔다. 은행권에서 매우 드문 고배당이다. 그러나 2011년 들어와 전국 400여개 점포 중 17개를 폐쇄했다. 성과가 좋은 점포까지 포함했다. 스탠다드챠타드는 2005년 투기자본 뉴브릿지캐피탈로부터 제일은행을 인수한 후, 상장을 폐지하여 은행 내외의 경영감시가 불가능하게 만든 후, 금융당국을 무색하게 만든 결산회계 허위보고를 통한 국부유출, 영국 본사의 경영간섭과 고객정보 유출, 불투명한 지배구조, 세금탈루, 무분별한 자산매각과 유출 의혹을 받아왔다. 지점폐쇄와 고배당은 그 동안의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스탠다드챠타드는 2005년 제일은행 인수 후 연수원, 합숙소 등 3000억원 가량의 부동산을 팔았고 BC카드 소유지분 매각을 통해 900억원의 이득을 챙겼다. 직원 외에서도 1500여명의 대출모집인을 통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 SC제일은행지부는 경고파업 이후에도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파괴하면서 국부까지 유출하는 투기자본 스탠다드챠타드에 대해 자본철수까지 주장할 채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