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과 활동 - 특강 "세상의 변화를 읽자" 소감

  • 글쓴이: 노동자교육센터
  • 2014-10-28

특강 "세상의 변화를 읽자" 소감

 

 

 

홍석영 (이대 사학과)

 

 

  솔직히 고백하자면 고등학교 때, 제일 못했던 과목은 수학이고 그 바로 다음으로 못했던 과목이 경제였습니다. 경제는 아무리 수업을 들어도 이해가 안 되는 과목이었는데, 시험 전날에 끙끙대다 결국 뜻도 모르면서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번 특강이 경제학이라고 했을 때 겁부터 냉큼 집어먹었습니다. 경제가 너무 싫어서 남들 다 한다는 경제학 복수전공도 마다했는데 강의를 과연 따라갈 수 있을까. 듣다 이해가 안 돼서 꾸벅꾸벅 졸지는 않을까.

  그런데 막상 강의는 각오했던 복잡한 경제학 이론보다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이해하는 내용이 중심이었고, 현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몇몇 이론도 무척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주셔서 몹시 흥미로웠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세계경제 위기와 금융 문제가 중심이었는데,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경제 위기와 금융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 신자유주의는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주식이나 부동산에서 형성되는 버블경제가 단순히 개인의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본성때문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서 의도된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체제가 문제라고 늘 말하고 생각하면서도 그 체제에 내포된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지 몰랐는데, 이 강의가 그 지점을 명쾌하게 해소해 줬달 까.

  그리고 두 번째 강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경제 성장이 곧 경제 발전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제의 성장이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라 인간을 억압하고 소외시키는 삶의 물질적 조건으로부터 자유를 획득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말은 경제 성장에 급급해 있고,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시킬 것만 같은 지금 한국 사회가 왜 문제인지 알려주었습니다. 사실 성장과 분배는 마치 양립할 수 없는 가치인 것처럼 보이고, 또 그렇게 가르쳐 집니다. 사람들은 분배는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분배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가차 없이 비난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을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장애물 취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경제성장에 미쳐 돌아가는 것 같은 사회가 무서울 때도 있고, 그 논리가 정말일까 위축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는 것, 경제 성장과 발전은 같은 것이 아니고, 경제 성장은 목표가 아니고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정권과 자본의 폭압에 마주했을 때 우리의 호소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기도 합니다. 다들 우리의 말을 듣고는 있는 건지, 무슨 말을 해야 귀를 기울일지, 이 싸움에서 우리는 이길 수 있을지. 자본의 말에 당장 내가 현혹되어 무너지지는 않을지. 그런 두려움을 이기는 건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미래로 향하는 수많은 길 중에서 내가 선택한 것이 어리석다고 비난하는 사람들 속에서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런 두려움 속에 있기 때문에 이 강의가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이 사회를 조금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보자는 우리의 노력이 의미 없는 발버둥이 아니라는 확신을 얻어 갑니다. 지금 내가 한 선택이 무의미하다는 비난에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응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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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세상의 변화를 읽자"

 

1강) 현대자본주의를 움직이는 금융시스템의 이해

2강) 자본-국가 시스템의 변동과 위기

 

노동자교육센터 인터넷 강의를 통해 학습이 가능합니다. 조만간 올려질 예정입니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