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
이종희 (노동자교육센터 후원회원)
양복에 금뺏지 단 놈들
무좀이 없는 줄 알았어
기름진 평화로움에
365일 부벼대는 아부에
번쩍이는 구두 속에서
열 개의 발가락들이 꿈틀거릴 줄
누가 알았겠어?
긁는 것이 허락된다면
행복에 겨워 살겠지?
공장 바닥의 스무해
아버지 열 개의 발가락엔
허물꽃이 화들짝 피었더군
365일 기름때의 신바닥에서
꿈틀거림도 잊은 채 말야
휴일만되면
아버진 멍한 눈으로
종일 긁고만 계시지
---긁는다는 것
번쩍이는 무좀과
찌든 기름의 무좀은
긁어 내리는 차이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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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이종희 후원회원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쓴 것입니다. 후원회원의 동의를 받아 올립니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