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2년, 상집간부 2년, 공백기 3년 그리고 전임간부 시작 2개월....
아무것도 모르고 영업장별로 순차적으로 돌아온 대의원이라는 자리를 대인관계의 폭을 넓혀 보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덥석 잡았었습니다. 당시에는 회사 영업상황이 좋아서 조합의 입김도 쌨고, 사측에서도 조합 요구를 많은 부분 수용해서 대의원 활동이 크게 어렵지 않아 저의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대의원 활동을 끝내고 내친김에 상집간부 활동을 시작...
이때는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 으쓱 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그때의 집행부가 교육과 현장 활동에 중점을 두고 열심히 해서 또 한번 저의 부족함이 묻혔습니다.
그렇게 저 스스로 조합간부활동을 할 만큼 했다고 자만하며, 이번에는 전임간부로 다시 조합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저도 모르게 세뇌 되어진 자본의 생각들이 노동자의 시각과 뒤섞여, 저의 유불리에 따라 자본의 생각에 동화되기도 하고, 노동자의 입장으로 따지기도 하는 정체성의 모호함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새로운 각오로 집행부 첫 교육을 “신임간부역량강화교육” 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노동조합 간부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노동자란', '노동자의 관점', '간부의 혁할' 등을 되새기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두 번째 강의 “자본의 논리, 노동의 논리” 는 획일화되고 굳어진 생각과 시각을 깨고 노동자의 눈으로 현장의 문제를 파악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유익한 교육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한 시각의 차는 이해도를 높였으면 사측과 대화 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신임 대의원이 몰라서, 경험이 많은 대의원은 타성에 젖어서 마치 본인들이 집행부의 견제 세력인 것처럼 행동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 교육을 공유해서 간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조합원들의 요구는 다양한데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본인들이 투쟁해야 하다는 사실을 잊고 조합에만 요구하는 것입니다.
투쟁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교섭을 하든 현장 투쟁을 하든 조합원들이 모두 명심해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하고
저 또한 오늘도 그런 마음으로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