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변경된 노동법

  • 글쓴이: 유상철 (노동자교육센터 운영위원, 노무법인 필 노무사)
  • 2018-06-08

 1.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 및 요양신청 절차

 2018년 1월1일부터 업무상 재해 관련 업무에 변화가 발생하였다.

 ⑴ 요양신청 시 사업주 날인 폐지

 과거에는 근로복지공단의 요양신청 양식에 사업주 날인을 받아서 제출하도록 되어 있었다. 사업주 날인이 없는 경우에도 날인 미비 사유서 등을 첨부하면 신청은 가능하였으나 사실상 재해자가 업무상 재해에 대해 요양신청을 하는데 걸림돌로 작용되는 문제가 있었다. 2018년 1월 1일부터 양식에서 아예 사업주 날인칸이 사라졌다. 사업주 날인이 없는 경우 산재 신청이 안되는 것으로 오인하여 신청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부작용이 상당히 많았다. 때로는 사업주가 날인을 찍어준다는 명분으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위법적인 합의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재해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기까지 불필요한 갈등과 시간을 허비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의 업무상 재해 신청에 제약 요소로 작용하였던 사업주 날인을 폐지한 것은 어쩌면 근로복지공단이 문턱을 낮춘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⑵ 출퇴근 재해 인정

 얼마 전 “출근부터 퇴근까지 언제 어디서나 산재보상이 함께 합니다”라는 근로복지공단의 캠페인 광고를 보았을 것이다. 출퇴근 재해 인정기준이 변경되었다. 공무원, 교사, 군인과 달리 노동자는 사업주가 제공한 출퇴근 차량을 이용하거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던 중 발생한 경우만 업무상 재해로 제한적으로 인정되었다. 사업주의 지배관리 범위를 엄격하게 판단하였고,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그 후 법률 개정이 미뤄지다가 2018년 1월 1일부터 “‘출퇴근’이란 취업과 관련하여 주거와 취업장소 사이의 이동 또는 한 작업장소에서 다른 작업장소로 이동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그 밖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였다. 실무적으로는 주거, 취업장소, 통상적인 경로, 출퇴근 경로의 일탈 또는 중단 없이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 등 판단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만약 출근 후 힘겨운 노동을 마치고 퇴근하면서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고 통상적인 경로로 귀가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 노동자의 일상생활 영역까지 노동법률의 보장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반길만하다.

 ⑶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 : 뇌․심혈관계 질병

 업무상 만성과로 인정 기준을 다소 완화하여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인정기준은 유지하고,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경우, 교대제 업무, 휴일이 부족한 업무, 유해한 작업환경(한랭, 온도변화, 소음)에 노출되는 업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시차가 큰 출장이 잦은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 종합적인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업무관련성에 대한 보다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취지로 읽혀진다. 이러한 제도가 현실에 안착되어 재해를 당한 노동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2. 노동시간, 연차휴가 제도

 ⑴ 노동시간

 현행 근로기준법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 노동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노동자가 동의한 경우 1주 12시간을 한도로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장수당, 야간수당 또는 휴일수당에 대한 법적 논란이 제기되면서 휴일노동을 하는 경우 가산임금 할증률에 대한 논란이 불거져 여전히 대법원에서 사건이 계류 중인 상태이다. 이런 법률적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는 근로기준법 중 근로시간에 관한 조항을 개정하여 연장근로 등 제한이 없었던 근로시간 특례 업종을 5개 업종으로 줄이고,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고, 공휴일 유급휴일을 보장하는 등 개정법이 2018년 5월 29부터 시행된다.

주당 최대 노동시간

• 52시간(주40시간+연장노동 12시간)

시행시기

• 300인 이상 사업장, 공공기관 : 2018. 7. 1.

• 50~299인 사업장 : 2020. 1. 1.

• 5~19인 사업장 : 2021. 7. 1.

휴일수당

• 휴일 근로 8시간 이내는 통상임금의 150%

• 8시간 초과분에 한해선 통상임금의 200%

특별연장근로

• 30인 미만 사업장에 한해 노사합의 시 8시간 추가 허용(주당60시간까지 가능) 2022. 12. 31까지 한시 적용

공휴일 유급휴일

보장 시행 시기

• 300인 이상 사업장 : 2020. 1. 1.

• 30~299인 사업장 : 2021. 1. 1.

• 5~29인 사업장 : 2022. 1. 1.

노동시간 특례

유지 업종

• 육상운송(택시, 기차 등), 수상운송(여객선, 화물선 등), 항공운송(여객기, 화물기 등), 기타 운송(택배 등), 보건업(병원 등)

미성년 노동시간

• 주40시간 이내로 축소

 ⑵ 1년 미만 자 연차휴가 제도

 연차휴가는 계속근로년수 최초 1년에 대하여 15일의 유급휴가를 보장하는 제도이다. 계속근로년수가 1년 미만이거나 출근률이 80% 미만인 경우 1개월 만근시 1일의 유급휴가가 발생하였다. 그런데 1년 미만 노동자의 경우 매월 1일씩 발생하는 연차휴가를 사용한 경우 다음해 발생하는 15일에서 사용한 일수를 제외하도록 법률이 규정하였다. 2018. 5. 29.부터 1년 미만 노동자라 하더라도 1개월 만근으로 발생하는 연차휴가를 사용하더라도 다음해 발생하는 연차휴가일 수에서 빼지 않도록 개정되었다. 2017. 5. 30. 이후 입사한 노동자에게 적용된다. 또한 업무상 재해로 요양한 기간, 육아휴직을 사용한 기간에 대하여 출근률을 계산할 때 어떻게 산정하는지 법적 논란이 지속되었던 상황에서 이번 개정법은 ▲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한 기간, ▲ 임신으로 휴업한 기간, ▲ 육아휴직을 사용한 기간은 ‘출근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출근률 산정시 출근일수에 포함토록 명확히 하였다.

3. 최저임금 : 단순노무종사자 수습기간 감액적용 제외

 1년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습 중에 있는 노동자로서 수습을 시작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인 경우 최저임금의 90%를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 조사 등 임금체불 문제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었던 조항이다. 실제 단기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상황인데 근로계약서에는 1년의 근로계약 기간으로 작성하거나 근로계약서가 없더라도 수습기간 3개월 이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의 90%를 지급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 ‘단순노무업무’는 다음과 같다. 건설 및 광업 관련 단순 노무직, 운송 관련 단순 노무직(잡역부, 가구 하역원, 냉동물 운반원, 과실 운반원, 이삿짐 운반원, 우편집배원, 택배원, 음식배달원 등), 제조 관련 단순 노무직(상표부착원, 수동포장원, 단순조립원, 제품 단순 선별원 등), 청소 및 경비 관련 단순 노무직, 가사․음식 및 판매 관련 단순 노무직(가사 도우미, 육아도우미, 패스트푸드준비원, 주방보조원, 주유원, 매장정리원, 판매보조원 등), 농림․어업 및 기타 서비스 단순 노무직에 해당하는 경우 2018년 5월 29일부터 최저임금 100%를 지급하여야 한다.

4.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조치 강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 예방, 사업주의 조치의무가 규정되어 있지만 형식적인 측면이 많았다. 2017년 하반기 한샘, 성심병원의 사례 등 사회적 문제가 불거진 후 관련법을 개정하여 2018년 5월 29일부터 직장 내 성희롱의 범위 확대, 성희롱 예방 교육 의무, 사업주의 조치 의무가 강화되었다. 이번 개정법 중 주목할 부분은 만약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 신고한 노동자 및 피해노동자 등에게 ▲파면, 해임, 해고 그 밖에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등 부당한 인사조치,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성과평가 또는 동료평가 등에서 차별이나 그에 따른 임금 또는 상여금 등의 차별 지급, ▲ 직업능력개발 및 향상을 우한 교육훈련 기회의 제한,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등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의 발생을 방치하는 행위, ▲ 그 밖에 신고를 한 노동자 및 피해노동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였고,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 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처벌규정을 강화하였다.

 

구분

주요 개정 사항

직장 내 성희롱

적용범위 확대

직장 내 성희롱의 정의 규정을 개정하여,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에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에서 불이익을 주는 경우까지 직장 내 성희롱에 포함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의무

•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매년 실시, • 예방 교육을 내용을 노동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 널리 알려야 함(위반시 과태료 500만원 이하)

직장 내 성희롱

사업주조치의무

• (누구든지)신고, 사업주의 (지체없이) 조사, 피해노동자 보호(조사시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등 적절한 조치), 가해자에 대한 조치(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 조치)(위반시 과태료 500만원 이하), • 고객 등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자의 성희롱에 대한 사업주의 조치의무를 강화함(위반시 과태료 300만원이하)

•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한 자에 대한 보호조치 강화(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물론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조치는 노동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평등권 침해의 차별로 금지하는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도 등 신체 조건,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前科), 성적(性的) 지향, 학력, 병력(病歷)등 각종 차별적 요소를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노력을 통해 조직문화와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